남북 교류, 협력 힘은 물의 힘
남북 교류, 협력 힘은 물의 힘 |
![]() 5·24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 교류·협력이 중단된 지도 벌써 1년을 넘었다. 대북 사업을 해 온 기업들은 지금 미증유의 어려움에 휩싸여 있다. 그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지금 이 상태에서 남북 교류·협력이 언제 재개될 지 가름조차 할 수도 없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포기를 선언하고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남북관계의 개선은 없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남북관계의 개선에는 북한의 변화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우리 사회의 일부에서는 높게 평가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가까이 서 보면 그 일관성의 실체는 다름 아닌 흔들지 않는 대북 압박이다. 하지만 일관성이 진정으로 높게 평가 받으려면 그것을 통해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북한이 굴복해 올 수 있어야 한다.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하고, 핵문제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는 가닥이라도 잡혀져야 한다. 그렇지 않는 일관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결국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것으로 폄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남북관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교류협력을 계속 추진하는 것도 일관성 있는 정책이다. 문제는 어떤 일관성 있는 정책이 우리 국민을 위해, 또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대북한 교류협력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가 북한과 통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과 같다. 대북 교류협력의 궁극적 목적, 다시 말해 교류·협력의 최종 도달점이 통일, 바로 우리가 원하는 내용과 형태의 통일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가장 평화적으로 그리고 가장 효율적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 설 수 있다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북한 핵문제도 기본적으로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면을 강화하는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남북교류협력은 남북 쌍방을 하나로 묶는 수단이자, 상호 긴장을 완화하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심하게 말하면 궁극적으로 북한 체제를 부식시키는 수단이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북한에 대한 선입관 때문이다. 못되고 나쁜 북한이기에 교류협력이 소용없다고 지레 짐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의하지 않으려고 한다. 모든 것은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 ‘퍼주었다'면 ‘퍼주지' 않으면 된다.
그렇다고 남북 교류협력의 긍정적 기능을 마냥 외면해야만 할 것인가. 이제는 5·24조치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야 한다. 5·24 조치를 해제하고 3년이 다되도록 중단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대승적 차원에서 남북문제를 해결하는 바른 길이다. 혹자는 그렇게 하면 북한에 지고 들어가는 일이 되지 않겠느냐고 할 것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와 같은 결단을 높이 평가할 것이다.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 주민의 의식을 더 강하게 바꾸어 놓자. 북한 주민의 의식 속에 건강하고 부유한 남한의 실체를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북한 주민의 가슴속에 잘 살고 건강한 남한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태가 되게 하자. 이것이 교류협력을 통해 통일에 이르는 길이다. ‘한류'가 북한에 더 강하게 흘러야 한다. 그래서 북한 주민이 물이 되어야 한다.
물은 배를 가라앉힐 수도 있고 띄울 수도 있다. 바람을 받을 때, 물은 파도를 일으킨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바람이 몰아치는 순간이 오면 북한 주민은 그들이 탄 배를 모두 버릴 것이다. 남북 교류협력의 힘은 바로 물의 힘이요 바람의 힘이다. 이제라도 그 힘을 진정 믿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