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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나니

크리스천헤럴드 2011. 10. 30. 07:32

 
 
 
2011/10/28 10:00:38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나니

칼럼니스트 윤은주(평통기연 운영위원)

이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뤄지는 과정에서 박원순 후보를 인신공격하며 "우리 모두가 기도하며 투표하지 않으면 조국이 위태롭게 될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돌았습니다.

메시지 내용은 "박원순은...종북주의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그가 살아온 인생행로나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또 누구를 위한 서울시정을 펼것인지는 아예 관심사항도 아니고 극명하게 한마디로 그는 종북주의자이기 때문에 그가 시장이 되면 조국이 위태롭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 이는 실로 과거 군사독재 시절 1970년대부터 반공사상으로 철저하게 세례를 받아온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의 한결같은 논리입니다.

민주화 운동에 목숨을 바쳤던 수 많은 젊은이들과 양심적인 지식인들에 대해서도, 열악한 노동현장서 소녀가장 노릇을 해야했던 여공들의 인권을 주장하는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피폐해진 농촌을 떠나 도시 주변부에 둥지를 틀게 된 도시빈민들의 처우를 개선하자는 운동에 대해서도 "빨갱이들이 꾸민 짓이다" 하면 다른 어떤 말이 필요 없었던 때에나 통했던 논리이지요.

세상은 변해도 한참 변했는데,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악의 축 북한 정권 만큼이나 우리 중 어떤 보수 기독교지도자들의 마인드는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남과 북의 국력차이가 벌어지고, 반쪽 뿐인 남한만으로도 세계화 시대 전 세계를 향해 약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Red Complex는 치유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까닭이겠지요. 아니 용서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구주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황금율의 진리를 애써 외면하고 증오심에 중독되어 있는 까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보수 기독교진영에서 이번에 보인 박원순 후보 낙선운동은 나경원 후보 캠프의 네거티브 선거전략보다 훨씬 뒤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보였습니다. 그렇게 조국이 위태롭게 되지 않도록 기도했는데 선거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 하나님은 이 나라의 미래를 포기하신 걸까요? 이제 서울시는 종북주의자들의 수중에 들어간 것입니까? 그리스도의 몸은 하나이기에 보수 기독교지도자들이 뿌린 그 씨앗들도 쓴뿌리가 되어 한국교회를 아프게 할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저려옵니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한1서 4:18)

저부터라도 일부 보수적인 지도자들의 맘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잘못된 반공사상, 부도덕한 정교유착을 회개합니다. 한국사회에 비쳐진 한국교회의 일그러진 모습이 정말이지 일부에 지나지 않는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의 사랑없음과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을 증거하고 싶습니다.

우리 하나님의 사랑은, 원수까지도 사랑하라 가르쳐 주시고 스스로를 십자가에 내어 주신, 목숨을 건 사랑이라 외치고 싶습니다. 두려움에 따르는 형벌은 끊임없는 의심과 불신과 자기 파괴임을 그래서 사랑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게 하는 독을 품는 일 그 자체임을 알게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