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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결코 다수결이 아니다“ 박상은 원장 주장

크리스천헤럴드 2009. 7. 13. 17:12

“생명은 결코 다수결이 아니다“ 박상은 원장 주장

              

미래목회포럼(대표 신화석목사)이 지난10일 크리스천의 죽음 문제를 가지고 열린 11차 정기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미래목회포럼은 포럼에 앞서 12개 교단 중견목회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출범 6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오정호 목사(대전새로남교회,포럼 대변인)의 사회로, 지용수 목사(양곡교회,포럼이사장,예장통합 부총회장)의 기도와 이성희 목사(연동교회,포럼 직전대표)의 설교, 그리고 박종언목사(예장합신교단총무, 한기총총무협의회 회장)의축사, 최희범 목사(한국교회봉사단 상임총무,한기총 직전총무)의 격려사와 최병남 목사(대전중앙교회, 예장합동총회장)의 축도로 마쳤다.

직전대표 이성희 목사(연동교회)에 대한 공로패 증정과 부대표로 김인환 목사(성은감리교회)를 추대하는 등 여러 가지 축하행사를 가졌다.

이날 포럼은 11차로 김권수목사(동신교회,포럼추진단장)가 좌장을 맡아 열띤 토론을 주도하였으며, 원팔연목사(전부바울교회, 기성교단 부총회장)가 개회기도를 하였다.

“크리스천과 죽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의 주제 강연자 김대동 목사(분당구미교회)는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적으로도 죽음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해 “지금 한국사회는 죽음을 죽여버렸다”고 정의했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삶조차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우리는 잠재의식이나 무의식적으로 죽음을 인식하고 불안해하면서도,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죽음에 대한 터부시는 죽음과 구원에 대한 몰이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살다가 ‘노상 강도 만나듯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며 “죽음을 우습게 보면 삶도 경박하고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독 의사가 바라보는 죽음’이란 제목으로 발제를 맡은 박상은 원장(안양샘병원)은 “최근 김 할머니 연명치료를 중단하라고 한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대법원의 판결에서 9명의 대법관은 회복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고, 4명의 대법관은 회복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음을 천명하였는데 4명의 대법관이 모든 문안을 검토한 후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면 이는 비록 소수의견이라도 생명에 관한 문제인만큼 진지하게 다시 검토할 사안임을 밝힌다’면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음에도 자발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9개월이나 생명을 이어가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회복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상태, 뇌사, 말기 암환자, 에이즈 등 돌이킬 수 있는 시점을 지나간 상태의 환자를 제외하고는 인위적인 인공호흡기 제거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기포럼은 우리사회에 죽음의 담론이 필요함을 폭넓게 논의하는 열띤 자리였다. 특히 유명인사들의 자살에 이어 최근 존엄사 논란까지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 ‘죽음’에 대한 논의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열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죽음에 대한 인식은 ‘예수 믿고 천국간다’는 명제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죽음마저도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그리스도인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발제자로 참여한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잇단 자살로 인한 구원 논쟁을 보면서 한국교회가 죽음과 자살, 구원의 문제에 대해 너무 등안시 해 왔다는 걸 느꼈다”며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이념이나 사회적으로 판단하면서 그것을 신학화 하려는 모습은 죽음과 구원에 대한 생각의 미천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조교수는 “인간적인 관점에서 죽음으로 우리 생애는 끝이지만, 하나님께는 그것이 하나의 구분일 뿐 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죽음조차도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선하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믿음의 행위”라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그리스도인의 생명과 죽음 이해’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조 교수는 한국인의 죽음에 대한 이해에 대해 언급하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통령과 별 연고도 없으면서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의식에 눈물을 흘리고 통곡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바로 이러한 죽음에 대해서 죄업의식이 강박관념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한국인의 죽음에 특별한 점은 즉음의 압력을 지니고 산다. 자녀들은 부모의 죽음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학을 하며 죄의식을 지고 산다.”며 “죽음은 이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사람에게 태산 같은 압력으로 다가오게 되며 그 죽음에 눌려서 사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자살과 존엄사 등 죽음을 본인과 가족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특히 자살을 예방하는 일의 중요성도 논의됐다.

이기춘 회장(한국생명의전화 전국연맹)은 “자살은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저지르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동기와 의지를 변화시키는 교육, 가치관의 변화, 인식의 전환 등을 이끌어 내는 체계적인 대응책이 요청된다”며 “기독교계에서도 잣살에 대한 교리적 규범이나 비판적 해석이 아니라 효과적인 자살예방 대응책을 강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오정호 목사(대전새로남교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에서 기독교계에서 조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기도라는 형식을 통해서 참여하고 찬양대가 찬양을 했다.”며 “죽은 사람에 대해 기도라는 형식으로 조의를 표하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등 기독교인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불교에서 목탁을 치고, 원불교에서 염불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실제적인 문제”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질의에 응답한 조성돈 교수는 “우리는 기독교인으로서 두 가지 삶이 있다. 교회에서 교인으로서의 삶, 시민으로서의 삶. 이 둘을 분리하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순서에서 기독교계가 기도와 찬양으로 참여한 것은 전 국민적인 예를 표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내용의 기도를 했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김영삼, 이명박 대통령의 죽음에서 타 종교의 참여는 이중적으로 생각해봐야한다. 장로님이 돌아가신 장례를 교회장을 치르는 것과 국민들이 치르는 국민장은 분리해서 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기춘 교수(전 감신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에서 권 모목사의 기도 내용을 들으면서 그 목사가 굉장히 고민하고 나온 것을 느꼈다.”며 “기도 순서는 국가의 의례니 어쩔 수 없다. 다만 ‘이 죽음에 대해 하나님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라고 하고 그 이상 나가지 않았다. 천국에 가게 해달라거나 구원에 대해서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기도는 현명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사회에 김수환 추기경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일어났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논의는 익숙하지 않다. 이날 포럼에서는 우리사회가 죽음을 터부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극복하고 자연스럽게 죽음을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