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 실행위, 개혁이냐 후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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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교단 총무 불신임 긴급동의안 발의 “정관이 부결된 마당에 하위법 수정 불가, 폐기해야”주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정관개정 부결 이후 심각한 내부 분열 양상을 드러냈다. 20일 열린 제21-2차 실행위원회에서 이광선 대표회장의 일방적 폐회선언에 반발한 18개 교단 총무들이 이광선 대표회장과 문원순 서기에 대한 불신임안을 발의한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이하 한기총)가 20일 제21-2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WEA(세계복음연맹) 총회 유치 등 그간 진행된 사업을 비롯,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특히 이날 실행위에서는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한기총은 이번 회기 들어 이광선 대표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정관·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 등 ‘3대 개혁안’을 추진한 바 있다. 이 ‘3대 개혁안’은 지난 6월 11일 실행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나, 임시총회에서 정관은 부결됐다.
그러나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지난달 11일 실행위원회에서 통과된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이 유효하다는 측과 이미 임시총회에서 상위법(정관)이 폐기됐으므로 자동적으로 효력을 상실한다는 측이 격렬히 맞섰다.
이광선 대표회장은 임시총회에서는 정관 개정 안건만 가결한 것이기 때문에 실행위원회에서 통과 시킨 운역세칙과 선거관리규정은 정관에 상충되는 부분만 무효이고 나머지는 바로 시행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변화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최성규 목사 역시 “실행위원회에서는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이 정관에 저촉된 것이 없는지만 확인하면 될 문제”라며 “지난 실행위원회에서 통과된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을 시행하는데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지난달 11일 실행위원회 당시 배포된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이 재배포됐으며, 이 내용은 ‘안건’이 아니라 ‘보고’로 다뤄졌다.
이에 따라 ‘논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받아들일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는 이광선 대표회장의 주장에 반대 측은 정관이 부결된 마당에 하위법만 수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용규 전 대표회장은 “모법이 부결된 상황에서 하위 법을 보고 받아 고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고 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하나로 묶는 일에 힘쓰라”고 말했다.
이경원 부서기 역시 “정관에는 승인권과 인준권이 빠져있어 사실상 총회가 실행위원회의 결의를 제재할 권한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관 개정이 실패한 아래법이 지엽적은 것을 살려간다해도 한기총에 덕이 될 것이 없다”며 “개혁의지는 존중하지만 더 준비해서 개혁 작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발언했다.
2시간 내내 이런 발언들이 이어지자 급기야 이광선 대표회장은 “기존 정관이 유효하기 때문에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도 유효하다”며 “추가사항이 있어 보고하는 건데 보고 하지 않아도 이미 유효하다”며 긴급하게 폐회를 선언하고 최성규 목사의 기도로 폐회하고 자리를 떠났다
결국 이광선 대표회장이 일부의 폐회동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폐회 후 회의장을 떠나자 부서기 이경원 목사는 긴급동의안으로 ‘이광선 대표회장, 문원순 서기 불신임안’을 발표했다.
이 안은 예장합동 이치우 총무, 예장고신 임종수 총무, 예장고려 송태섭 총무, 예장호헌 이규인 총무 등 18개 교단 총무들이 발의한 것으로 다음 실행위원회에 상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일부가 남아있는 가운데 회의 단상에 오른 이용규 목사는 “한기총 21년만에 가장 큰 혼란”이라며 “개혁 기치 아래 억지로 회칙 개정을 하려다가 한기총이 이런 문제에 봉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길자연 목사는 명예회장 중심으로 지금의 분열과 혼란을 수습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길 목사는 “명예회장 중 제일 아랫사람으로서 어른들 모시고 얘기를 나눠 보겠다”며 “이광선 대표회장을 만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선 대표회장이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운영세칙 및 선거관리규정 시행을 강행함에 따라 한기총 개혁의 명분도 희미해진 상황에서 정관개정 부결 후폭풍이 어떻게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