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릴레이로 훈훈한 추석맞이 |
서울역에서 귀성객 대상으로 외국인 장기기증등록자들이 캠페인 펼쳐
에바, 따루, 브로닌 외국인 15명과 대학생 20여명 현장에서 장기기증 서약해 조선족 청년 이진우씨와 이씨에게 신장기증한 한국인 윤순옥씨 수술 후 첫 만남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떠나기 위해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함께 호기심이 역력했다. 장기기증에 대해 외치는 외국인들을 신기한 눈으로 지켜보던 시민들은 하나둘씩 장기기증 등록 부스로 모여들어 서약에 동참했다.
[외국인들 장기기증 캠페인에 감동받은 귀성객들 장기기증 서약 이어져] 지난 9월 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양준혁씨와 따루, 브로닌, 에바 씨 등 외국인 유명인 9명 및 한국에서 장기기증등록을 한 외국인 등록자들과 함께 서울역 광장에 모여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쳤다.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는 귀성객들을 대상으로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과 함께 생명나눔으로 따뜻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누렸던 에바, 따루, 브로닌씨는 이번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알렸다. 에바, 따루, 브로닌씨와 자리를 함께한 외국인 연예인들은 현장에서 대학생 자원봉사자 20명과 함께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해 감동을 주었다. 에바씨는 “이런 의미있는 행사에 초대되어 기쁘다”며 “또한 한국에서 장기기증 서약을 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뜻깊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지난 3월 본부에 장기기증 서약을 한 양준혁 해설위원도 행사에 참석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장기기증과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에 도우미로 나서 시민들에게 장기기증에 대해 알리며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밖에도 지난 2010년 한 종교단체에서 본부가 실시한 캠페인을 통해 장기기증 등록을 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이알료사(39세/여)씨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장기기증에 대해 특별히 어렵거나 두려운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장기기증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서약을 했다”고 밝혔다. 건국대학교 학생 홍보대사인 외국인 학생 6명도 이번 캠페인에 참여해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
피켓을 들고 서울역에 광장에 나와 장기기증에 동참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고향을 향해 내려가던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현장에서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한 김혜원 씨는(22세, 학생) “외국인들이 캠페인 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추석을 앞두고 집에 내려가는 길에 장기기증 서약을 통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생명나눔으로 한국에서 두 번째 어머니 만난 신장이식인 이진우씨도 캠페인 참여] 조선족 청년으로 지난해 한국에서 신장을 이식받은 이진우씨(31세)도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특히 생면부지 타인이었던 이씨에게 아무런 대가도 없이 자신의 신장 한쪽을 나눠준 기증인 윤순옥씨도 함께해 장기기증의 참의미를 전달했다.
생명나눔의 산증인인 두 사람은 캠페인 하는 동안 친모자처럼 함께 붙어 다니며 장기기증을 홍보했다. 윤씨는 “캠페인 하루 전인 8일에도 진우와 만났다”며 “건강해진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윤씨의 곁에서 작은 것부터 윤씨를 챙기며 아들같이 따르던 이씨는 “한국에 와서 어머니같은 분을 만나 건강을 되찾았다”며 “저에게 베풀어 주신 큰 사랑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윤씨의 손을 잡았다.
[추석에도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는 장기부전 환우들 찾아 희망의 메시지 전해] 같은 날 서울역에서의 거리 캠페인이 끝나고 이진우씨와 윤순옥씨는 이씨가 신장이식수술을 받기 전, 혈액투석을 받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병원을 방문했다. 추석을 앞두고도 어김없이 이어지는 혈액투석에 지쳐있는 환우들을 찾아 떡을 전달하며 환우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고 “꼭 건강해질거다”. “힘을 내시라”는 말을 전했다.
힘들었던 과거가 생각났는지 1년 만에 병원을 찾아 환우들을 만난 이씨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역력했다. 이씨와 함께 병원을 찾은 외국인 등록자들도 환우들을 위로하며 준비한 떡을 전달했다. 함께 떡을 나누며 잠시나마 추석의 기쁨을 느낀 환우들은 병원을 방문해준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 장기이식 대기자는 1만 9천여명이다. 장기이식만을 기다리며 병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장기부전 환우들은 추석을 맞아서도 고통스러운 치료를 지속해야만 한다. 하지만 작년 우리나라에서 실제 뇌사 장기기증을 한 사람을 268명으로 기증자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뿐 아니라 사후 장기기증을 희망한 장기기증등록자들 역시 전 국민의 1.5% 수준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미비한 상황이다. 지난 1월 서양인 중에서는 최초로 국내에서 뇌사시 장기기증을 실천한 린다프릴씨처럼 많은 외국인들이 장기기증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어 생명나눔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캠페인에 동참하게 되었다.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해 장기부전 환우들에게 희망을 전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