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어도 나누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건강해서 생명을 나누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1월 3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순수 신장기증수술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아무런 대가없이 타인을 위해 자신의 한쪽 신장을 기증하는 이는 현재 제주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김영송(53, 제주) 장로다.
어렸을 적부터 남을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김 장로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지금 두 아들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해준 아내 역시 그런 김 장로의 모습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나눔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김 장로가 신장기증을 결심하게 된 시기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 성안교회를 섬기고 있는 김 장로는 부활절을 앞둔 사순절,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자 매년 헌혈행사를 진행했다.
많은 성도들이 동참했지만, 헌혈을 실제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군 시절부터 헌혈을 실천해 온 김 장로는 “나는 단 한 번도 퇴짜를 맞아본 적은 없었어요. 그때 내가 정말 건강하구나. 내 건강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죠”라고 이야기 했다.
먼저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김 장로는 사랑의장기기증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을 하고 장기부전 환우들을 위해 매달 일정금액 후원도 하고 있다. 김 장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이 운영하는 철물점을 통해서도 장기부전 환우들을 돕고 있다. 장기기증 유인물을 비치해 내방고객에게 장기기증을 홍보하고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생명나눔 가게에 참여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장기기증에 앞장섰던 김 장로는 사후 장기기증 서약과 후원 뿐 아니라 살아서도 생명을 나눠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먼저 아내 강원옥 씨에게 신장기증의 뜻을 비쳤지만, 처음으로 김 장로가 하자는 일에 반대를 하고 나섰다. 하지만 김 장로는 “꼭 하고 싶다. 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다. 지금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며 아내에게 가족동의서를 내밀었다. 굳이 해야겠냐고 말리던 아내도 나눔을 향한 김 장로의 열정을 인정하여, 일주일 뒤 조용히 김 장로의 책상에 동의서를 올려놓았다.
“특별히 결혼 20주년을 맞아 신장기증을 할 수 있어 더 감사했습니다. 기증 후에도 전과 다름없이 건강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장기기증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인지 알려야죠!”
한편, 김 장로에게 신장을 받은 이식인 김 모 씨는 광주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으로 2006년부터 혈액투석을 하며 힘든 투병생활 7년 만에 신장이식을 받게 되었다.
“생명을 나누고 싶어도 건강이 허락지 않아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하나님이 주신 생명나눔의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이식받은 분이 꼭 저만큼 아니 저보다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본부의 박진탁 본부장은 “김영송 장로의 아름다운 나눔에 감사드리고 빠른 쾌유를 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생명나눔으로 따뜻한 사랑을 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