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1세기찬송가의 문제점이 재점화 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 한국교회 찬송가 이대로 좋은가”가 열렸다.
한국교회연합 찬송가대책위원회(위원장 안영로 목사)에서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찬송가대책위원회 위원장 안영로 목사는 “오늘은 수술하기 위해 모였다기 보다는 진단 과정이라”며 “우리 후손들이 불러야 할 찬송가가 어떻게하면 더 좋은지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모아본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국기독교침례회 총무를 역임하고 한국찬송가위원회 총무인 홍성식 목사는 먼저 “21세기찬송가 645곡 중 1/5에 해당하는 128곡이 한국인 작사·작곡자의 찬송곡”이라면서, “한국인들의 경우 저작자로서 합당치 않은 이들의 곡이 수록되거나 정치적 배려, 공회원 간의 친분을 앞세워 수록된 곡이 다수 확인돼 대내외적 지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여년간 통일찬송가를 사용한 성도들이 오랜 동안 익숙하게 부르고 외우면서 은혜를 받아온 곡들이 상당 부분 수정돼, 목회자와 성도들 사이에서 외면당하고 있음”도 언급했다.
무엇보다 “찬송가는 저작자가 생존 시 만든 곡들 중에서 사후 곡의 우수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거나 생존 중이라도 신앙에 흠이 없고 널리 애창되는 곡들을 엄선하여 수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서 홍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에서 찬송가는 교회의 공적 자산으로 인정됐으나, 21세기찬송가 발간 이후 저작권 사용료 청구와 지불이 불가피해졌다”며 “외국의 21곡에 대한 저작권료 지불을 요구받았고, 한국인 저작자들도 지불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임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21세기찬송가는 각종 문제점으로, 한국교회에서 은혜롭게 부를 수 있는 위치를 이미 상실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발제자는 한국찬송가공회 회장을 역임하고 한국찬송가작가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희준 장로가 맡았다. 전 장로는 “21세기찬송가는 편집 기간이 무려 10년이나 소요되면서 너무 오랫동안 귀한 시간을 허비했고, 전문위원들이 수시로 교체되어 너무 많은 전문위원들의 참여와 이로 인한 편집 정책과 원칙의 변화가 빈번이 일어났고, 선곡과 수정 작업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말했다.
또 “교계의 호응을 얻고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2차에 걸쳐 시제품을 제작하면서 혹평을 받았고, 선곡과 수정, 편집 작업에서 소수의 전문가보다 다수의 비전공자 의견을 따르면서 오늘까지 불량품을 사용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판 발행본은 수백 곳이 오자 투성이어서 폐기처분하고 다시 발행했지만, 아직도 수정할 부분이 많은데도 책임지는 이도 없고 아무 부담 없이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창작 가사들의 비성서적이고 비신앙적인 내용”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하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잘못된 부분의 과감한 시정과 우리 심성과 정서에 맞는 우리의 찬송가 개발을 통해 후대에 아름다운 유산으로 꽃피우게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