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앞에 드리는 글
본회는 11월 29일 제6-3차 임시총회 결의에 따라 지난 6회기동안 사용해 온 사)한국교회연합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지난 7월 제6-2차 임시총회에서 한국교회 하나됨을 열망하며 결의한 바 있는 “한국기독교연합”으로 법인 명칭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교단장회의와 오랜 인내로 이뤄낸 합의가 무산됨으로써 또다시 한국교회 앞에 근심과 부끄러운 분열의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앞으로도 한기총을 비롯한 정상적인 연합기구들과의 통합작업에 적극 나섬으로써 한국교회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과거 대 교단이 저질러온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분열 역사에 동조했던 잘못을 철저히 고백하면서, 교세의 크기로 남을 판단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연합운동의 정도를 반드시 회복해 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이 한국교회 앞에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1. 대 교단들에 의해 자행되는 분열 분파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다시는 교회 분열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냉철한 각오로 현재 대 교단 주도하에 벌어지고 있는 분파행위에 대해 경고하고자 합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에 교회 일치와 연합이 아닌 교회 분열과 파괴 행위를 멈추시기 바랍니다. 입으로는 ‘골든타임’ 운운하며 한국교회가 하나되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떠들면서 뒤에서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소아병적 이기심에 사로잡혀 패거리 정치와 줄 세우기로 주님이 세우신 한국교회를 난도질 하는 불법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랍니다.
대 교단이면 한국교회를 함부로 가르고 줄 세워도 된다는 특권을 누가 주었습니까? 대 교단이 하면 분열이 일치가 되고 파괴도 연합으로 둔갑한단 말입니까? 성경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20:26~27)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오셨습니다. 그런데 소위 대 교단의 교단장들은 주님의 겸양을 본받지는 못할망정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자만과 우월감에 사로잡혀 저급한 갑질로 한국교회와 작은 교단들에 씻을 수 없는 분열의 상처를 주고 있음을 회개하기 바랍니다.
2.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망친 주범이 군소교단입니까?
그동안 한국교회는 소위 대 교단이라 하면 무조건 신뢰하고 따라왔습니다. 과거 소수 교단들의 전유물이었던 교회연합운동의 틀을 바꿔 지난 1989년 한기총을 출범할 때도 대 교단이 이끌고 중소교단들이 힘을 합해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진정한 연합의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그런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돈과 명예, 권력의 욕망의 분출구로 이용한 이들이 누구입니까?
2012년 한교연이 출범할 때도 또 다른 분열이라는 비난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대교단의 지도력을 무조건 신뢰하고 그 뒤를 묵묵히 따랐습니다. 그런데 오늘 대 교단이 주도하는 새로운 연합단체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보고 따라가야 하는지, 한국교회 앞에 무슨 유익을 주기 위해 기존 단체를 망가뜨리고 새 단체에 줄서야 하는지 그 타당성과 명분을 분명히 밝히기 바랍니다.
3. 한교연과 교단장회의의 합의가 왜 깨졌는지 다음과 같이 소상히 밝힙니다.
본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에 한국교회 전체의 소망과 염원을 모아 한기총과의 통합을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다 급작스런 한기총 내부의 사정으로 인해 주춤하는 사이에 교단장회의측이 본회에 한국교회 통합 연합기구를 만들기 위한 공동협의체를 제안해 옴에 따라 이를 수용하여 가칭 ‘한국기독교연합’(이하 한기연) 구성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를 구성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2015년 10월 1일 ‘한국교단장협의회’라는 명칭을 ‘한국교회교단장회의’(이하 교단장 회의)로 바꾸고, 한교연 한기총 양 연합체의 하나 됨을 이루기 위하여 '또 하나의 연합단체'가 아닌 회의체로서 한국교회와 사회의 주요의제에 대하여 공동으로 증언해 나가기로 했다는 저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또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을 외치던 이들이 '또 하나의 연합단체'를 만들 준비를 하면서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라는 이름의 단체를 출범시키며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한교총이 한국교회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는 따가운 질책과 ‘제3의 단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자 한기총 대표회장의 직무정지를 기회로 본회와의 연합체 구성이라는 돌파구를 찾게 된 것입니다.
본회는 연합기구가 아닌 임의단체와의 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하나됨이라는 명제를 앞에 놓고 통합추진위원회를 5인(고시영, 황인찬 석광근 송태섭 원종문 목사)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교단장회의가 3인의 공동회장을 그대로 통합 추진위원(김선규 이성희 전명구 목사)으로 위촉함에 따라 이에 맞추어 5인 중 3인(고시영 황인찬 석광근)을 파송함으로 본회와 교단장회의 6인 통합추진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4차에 걸친 회의를 통해 가칭 한기연의 명칭과 조직, 법인 구성 등에 합의한 바가 있습니다.
합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명칭은 한국기독교연합으로 한다. ②한교연 법인을 사용하며, 사무실은 한교연 사무실을 사용한다. ③대표회장은 단일체제로 한다. ④교세 1,000교회 이상 교단의 교단장들을 상임회장으로 하고, 1,000교회 미만인 교단 중 5교단의 장을 선정하여 상임회장단에 합류케 하되 동일교단이 계속하지 않도록 윤번제로 한다. ⑤7.7정관의 정신에 따라 가, 나. 가. 나. 가. 다 순으로 대표회장을 맡기로 하다. ⑥한교연의 법인을 사용하는 만큼 직원을 승계하며, 직원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적법 절차에 따라 직원을 명예퇴직 처리한다. ⑦창립총회는 8월 16일로 한다.
4.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자만과 독선이 한국교회를 병들게 합니다.
본회는 교단장회의측과 합의를 이뤄가는 중에 교단장측 통추위원 3인(김선규 이성희 전명구) 스스로가 그대로 공동대표가 되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12월 5일 총회 때까지 4인 공동대표라는 기형적인 지도체제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1인 지도체제가 어렵다면 한교연 1인, 교단장회의 1인으로 2인 공동대표 체제로 할 것을 요구했으나 교단장회의측에서 합동 통합 기감 3교단장 모두가 저마다 공동대표가 되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결국 4인 공동대표제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에 본회 법인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본회 정관을 수정, 보완 또는 삭제할 항목을 다루었으나 교단장회의 측의 비협조로 미진한 것들을 남긴 채, 8월 16일 한국교회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한국기독교연합] 창립총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도 총회 1부 개회예배 2부 회의 진행을 위한 순서에 대해서도 상호 협의도 없이 교단장회의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였으나 본회는 모든 것을 감내하고 총회에 참석하여 제몫을 다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5. 창립총회 정관을 임의로 변경하고, 합의를 맘대로 깬 게 누구입니까?
창립총회 회의중에 교단장회의측에서 총대들에게 배포한 정관을 살펴보던 중에 양측이 합의한 정관이 아닌 교단장회의측의 누군가가 임의로 변경한 것으로 의심될만한 조항이 발견되었고, 이에 대해 본회 통추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돌아온 대답이 “이 정관을 임시로 받고 총회 이후에 완전한 정관을 위해 다시 모여 토론하고, 합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본회 통추위원장 고시영 목사가 정관보고를 하면서 이 정관은 ‘임시정관’이라고 보고했고, 총회는 그 정관을 임시로 받았습니다. 그러나 비록 정관을 임시로 받는다고 해도 양측이 긴 시간 협의 끝에 합의한 정관을 임의로 변경하여 총회에 내 놓은 것은 엄연히 불법이며, 이는 공문서 변조에 해당하는 범법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이 문제에 대해서는 모 언론이 이미 그 전모를 밝혀 기사화함으로써 백일하에 드러났으나 교단장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음)
그리고 이날 창립총회 회의 임시사회를 맡은 예장합동 총회장 김선규 목사가 광고 시간 말미에 “총무들 중에서 합동측 총무가 연장자이므로 임시 사무총장을 맡고 합동총회 사무실을 임시사무실로 쓰겠다”고 일방적으로 광고했습니다. 본회와 교단장회의 6인 통추위에서 기존 한교연 사무실로 쓰기로 한 합의를 한 순간에 일방적으로 깨버린 것입니다.
6. 한교연 없이 우리끼리 간다는 대 교단의 속내가 무엇입니까?
교단장회의측은 한교연은 이미 없어진 단체이며, 임시정관도 정관이니까 그대로 간다는 억지 논리로 일관하며 총회 후에 논의해 완결하기로 한 정관문제와 법인 승계에 따른 세부협의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채 마이웨이식 독주를 계속해 왔습니다. 심지어 본회 회원교단에 지속적으로 공문을 보내 분담금 납부를 독촉하는 불법까지 자행해 왔습니다.
본회는 이에 대해 임원회의 결의로 2차에 걸쳐 공문을 보내 시정을 요구하고 성의있는 후속 통합작업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고 그 시한을 11월 17일까지로 정하고 성실한 응답을 기다렸으나 저들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완전히 묵살하고 한교연 없이도 총회를 개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별도로 1천만원 내는 교단으로 상임회장단을 구성하는 등 자만과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큰소리치는 배경은 이미 지난 9월 총회에서 “한기연”에 참여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구차하게 한교연에 매달릴 필요가 없으니 오고 싶으면 오고, 싫으면 말라는 식인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한기연은 한교연과 통합해 하나가 되기 위해 합의한 단체이지 한교연을 그대로 둔 채 몇몇 교단들끼리 자기 입맛에 맞는 또 다른 단체를 만들어 한국교회를 또다시 분열의 오물을 뒤집어쓰게 만들라는 것은 분명 아니기 때문에 이는 명백한 총회 결의 위반입니다. 이들은 자기들이 만든 새 단체가 마치 한국교회 전체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나 기존 3개 연합단체를 쪼개 4개로 만든 것에 불과하며, 친목단체에 불과하던 교단장회의까지 정치 집단화했으니 결국 한국교회를 5개로 쪼갠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는 교세를 무기로 한국교회를 내 맘대로 농단해도 된다는 파렴치한 행위이며, 하나님과 한국교회가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7. 몇 몇 전현직 교단장들은 현재 자신의 교단이 어떤 처지인지 되돌아보기 바랍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한국교회 대 교단 내부의 부끄러운 갈등과 그 소속 교회문제로 인해 비난 수준을 넘어 조롱과 막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선교의 문이 닫히고 있는지, 누구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가 욕을 먹고 있는지 진정 모릅니까? 어느 교단, 어느 교회, 누가 한국교회를 망치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자답해 보시고 제발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연합하고 일치할 때지 나누고 분열할 때가 아닙니다. 동성애와 이슬람이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고, 종교인과세가 한국교회를 무장 해제시키려는 마당에 뭉치고 단합해도 될까 말까한 이 절박한 순간에 대 교단의 몇 사람이 주도하는 저급한 정치 놀음이 웬말입니까. 하루속히 한국교회를 해치는 분열행위를 회개하고 독선의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촉구합니다.
끝으로 우리는 조속한 시일내에 한국교회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우리는 한국교회를 제 멋대로 쪼개고 줄 세우는 치졸한 범법행위를 끝까지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기고만장하나 성경은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고 경고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한국교회 통합을 위해 어떤 가시밭길이라도 해쳐나갈 것입니다. 한기총의 현 지도부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앞으로 더욱 진지한 자세로 통합 추진 작업에 임해 조속한 시일내에 한국교회 앞에 반드시 대통합의 선물을 안겨주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2017년 12월 1일
사)한국기독교연합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외 총회 총대 일동